[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지난해 6월 운영이 중단된 세종시 금남면 금강수목원이 21일 1년여 만에 임시 개장한 가운데, 세종·충남 공동운영이라는 성과 이면에 세종시가 재정부담을 수반하는 협약의 의회 사전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은 사실이 확인돼 논란이 예상된다.
21일 임시 개장한 금강수목원에서 시민들이 ‘함께하는 금강수목원’, ‘금강수목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재개장을 환영하고 있다. 금강수목원은 1년여의 운영 중단을 거쳐 세종시와 충남도의 공동운영으로 다시 문을 열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세종시 금남면 금강수목원이 21일 다시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6월 운영이 중단된 지 1년여 만으로, 산책로 등 야외공간을 우선 무료 개방하고 시설 정비를 거쳐 내년 1월부터 정식 공동운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날 현장에는 금강수목원 재개장을 기다려온 시민들이 참석해 ‘함께하는 금강수목원’, ‘금강수목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개장을 반겼다.

이번 임시 개장은 한때 민간 매각까지 추진됐던 금강수목원이 공공성을 유지한 채 다시 시민에게 돌아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세종시와 충남도는 지난 16일 금강수목원 산림박물관 잔디광장에서 ‘금강수목원 등 재개장 및 공동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 지자체는 운영비와 인력을 공동 부담하고 시설 정상화를 위한 후속 절차를 추진하기로 했다.
21일부터는 야외 산책로 등을 우선 무료 개방하고 산림박물관과 열대온실, 숙박시설 등은 종합점검과 개보수를 거쳐 단계적으로 문을 연다. 전체 시설은 내년 1월부터 정식 운영하는 것이 목표다.
공동운영에 따른 비용과 수익 배분 방식도 윤곽을 드러냈다. 본지 취재 결과 올해 임시 개방 과정에서 세종시가 별도로 부담하는 운영비는 없으며, 실질적인 재정부담은 정식 공동운영이 시작되는 내년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년간 금강수목원의 실제 연평균 운영비는 약 16억 원 수준이다. 양 지자체는 여기에 향후 운영에 필요한 여유분 등을 고려해 연간 운영비를 20억 원 안팎까지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협약 당시에도 양 지자체는 연간 20억 원 안팎의 운영비와 인력을 공동 부담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본지 취재에서 “최근 3년치를 이렇게 보니까 연간 한 16억 정도 평균치가 나오는 것 같더라고요”라며 세종시의 부담액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5억을 얘기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논의되는 비용 분담은 충남도가 약 70%, 세종시가 약 30%를 부담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세종시는 내년도 운영비로 약 5억 원을 부담하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 다만 약 5억 원은 현재 협의 과정에서 거론되는 규모로, 실제 세종시 부담액은 2027년도 예산 편성과 시의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운영수입의 10%를 세종시에 배분하는 내용도 협약에 포함됐다. 기반시설 정비와 시설 개선 등에 필요한 비용은 시설 관리주체인 충남도가 부담한다. 시 관계자는 “수익도 우리가 일정 부분은 확보해야 우리도 시민들한테 명분이 있을 것이고, 혜택 같은 것도 충남도민에게 해주는 것과 똑같이 받아야 될 것 아니냐”고 설명했다. 이어 수익 배분과 관련해 “10% 정도를 본 것도 수익은 10%란 말이에요”라며 연간 수익 규모에 대해서는 “연간 한 10억 정도는 되는가 보더라고”라고 말했다.
다만 관계자가 언급한 연간 약 10억 원의 수익 규모는 확정된 향후 수입이 아닌 만큼 실제 수입은 운영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현재 협의 내용을 기준으로 보면 세종시는 내년부터 운영비의 약 30%를 부담하고 운영수입의 10%를 배분받게 된다. 다만 시설과 토지를 충남도가 소유하고 시설 정비·개선 비용도 충남도가 부담하는 만큼 비용 분담률과 수익 배분률만으로 협약의 유불리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
장기적으로는 행정구역과 소유권이 분리된 구조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금강수목원과 금강자연휴양림의 국유화를 정부에 공동 건의할 방침이지만 시민들의 숙원이었던 금강수목원 재개장을 성사시키는 과정에서 세종시가 정작 재정부담을 수반하는 업무협약에 필요한 의회 절차를 제때 밟지 않은 사실이 확인되면서 행정의 절차적 적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현행 「세종특별자치시 업무제휴와 협약에 관한 조례」는 재정부담 등이 발생하는 협약에 대한 의회 절차를 두고 있다. 특히 올해 조례 개정 당시 세종시의회가 밝힌 주요 내용에는 ‘협약 체결에 따른 시의 재정 부담 등 사유 발생 시 의회 상임위 사전 보고’가 명시돼 있다.
실제 세종시와 충남도가 금강수목원 공동운영 업무협약을 체결한 것은 지난 16일이다. 하지만 세종시가 ‘세종특별자치시·충청남도 금강수목원 등 재개장 및 공동운영을 위한 업무협약 체결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한 것은 협약 체결 이틀 뒤인 18일이다.
세종시의회 공식 의안정보에 따르면 해당 안건은 의안번호 5091번으로 시장이 제출했고 소관 상임위원회는 도시환경위원회다. 21일 현재 위원회와 본회의 처리 결과는 등록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부터 세종시가 약 5억 원의 운영비를 부담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재정부담을 예정한 협약을 먼저 체결하고 이후 동의안을 제출한 셈이어서 절차의 선후를 둘러싼 논란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본지 취재에서도 협약 체결에 앞서 재정부담을 포함한 공동운영 내용이 의회에 충분히 공유되지 못한 데 대한 일부 의원들의 불만이 확인됐다. 담당부서뿐 아니라 해당 업무를 총괄하는 국장을 향해서도 관련 규정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 내부에서도 절차상 미흡함을 인정하고 있다. 본지 취재 과정에서 시 관계자는 이번 협약 체결에 앞서 조례에서 정한 의회 절차를 거치지 않은 사실을 인정했다. 특히 재정부담이 수반되는 협약인 만큼 사전에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관련 절차를 밟았어야 했다는 지적에도 공감했다.
그렇다면 시민들의 숙원이었던 금강수목원 재개장을 추진하면서 왜 기본적인 의회 절차를 놓쳤는지가 남는 문제다. 시 관계자의 설명을 종합하면 금강수목원이 장기간 지역 현안이었던 데다 민간 매각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는 판단과 충남도의 신속한 추진 요구 등이 맞물리면서 정상화를 서두르는 과정에서 관련 절차를 세밀하게 챙기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취재 과정에서는 금강수목원 정상화라는 성과를 조속히 시민들에게 알리려는 판단이 앞섰다는 취지의 설명도 나왔다. 정책의 시급성과 성과에 무게가 실리면서 재정부담을 수반하는 업무협약에 필요한 의회 절차를 담당부서가 뒤늦게 챙기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충남도와 세종시가 처한 상황에도 차이가 있다는 설명이다. 시 관계자는 “저쪽도 그 조례가 있긴 있던데 충남은 또 이게 해당이 안 되는 모양이더라고”라며 “충남에는 이게 적용이 안 되고 우리만 이제 여기 사전에”라고 말했다. 이어 “충남 같은 경우는 어쨌든 간에 예산이 있었을 거 아니에요. 어떤 형태로든 많든 적든 간에 자기들 거니까”라며 “예산이 이미 있었던 거다. 그리고 본인 부담을 자기들은 또 줄이는 거니까 사실은 뭐 해당이 없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기는 해요”라고 설명했다.
이는 기존 금강수목원의 소유·운영 주체인 충남도는 관련 운영비를 이미 부담해 온 반면, 세종시는 공동운영 참여로 내년부터 새로운 재정부담이 발생한다는 차이를 설명한 것이다. 다만 충남도의 관련 규정이 이번 협약에 실제 적용되지 않는지는 별도의 법률적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다.
절차상 문제가 확인됐다고 해서 이번 공동운영이 추진된 과정과 정책적 의미까지 같은 문제로 볼 수는 없다.
금강수목원 등이 포함된 옛 충남산림자원연구소 부지는 2012년 세종시 출범으로 행정구역상 세종시에 편입됐지만 소유권은 충남도에 남았다. 충남도는 산림자원연구소를 청양으로 이전하고 기존 부지를 매각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수목원과 휴양림 등을 폐쇄했다.
이후 민간 매각을 둘러싸고 금강수목원의 공공성 유지와 자연환경 보존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6·3 지방선거에서 민간 매각 중단을 공약한 조상호 세종시장과 박수현 충남지사가 당선된 뒤 양 지자체가 공동운영 방안을 협의해 왔다. 결국 민간 매각 대신 공동운영으로 방향이 전환되면서 금강수목원은 1년여 만에 다시 문을 열게 됐다. 21일 현장에서도 시민들이 ‘함께하는 금강수목원’, ‘금강수목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오다’ 등의 손팻말을 들고 재개장을 반겼다.
따라서 이번 사안은 금강수목원을 다시 시민에게 개방한 정책적 결과와 그 과정에서 담당부서가 놓친 행정절차를 각각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시민 세금이 투입되는 협약에서 관련 절차를 확인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지방의회의 견제·감시 기능이다. 동시에 향후 논의가 단순한 책임 공방에 머무르지 않고 담당부서가 왜 사전 절차를 놓쳤는지 원인을 확인하고 같은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행정시스템을 보완하는 과정으로 이어질 필요가 있다.
오는 29일 개회하는 세종시의회 정례회에서 이번 문제가 5분 자유발언이나 긴급현안질문 등을 통해 제기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다만 실제 발언이나 질문 신청 여부는 공식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향후 의회 심의에서는 세종시가 부담할 운영비의 적정성과 운영수입 10% 배분, 세종시민에게 돌아가는 이용 편익 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집행부 역시 재정부담이 예상되는 업무협약은 체결 단계에서부터 관련 조례와 의회 절차 이행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내부 검토체계를 보완할 필요가 있다.
결국 이번 사안은 공동운영의 성과와 행정절차 가운데 어느 하나를 선택할 문제라기보다 각각의 영역에서 따져볼 사안이다. 민간 매각 위기에 놓였던 금강수목원을 공공의 영역에 남겨 시민에게 다시 개방한 정책적 효과는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조례에서 정한 의회 절차를 제때 이행하지 못한 문제는 원인을 확인해 바로잡아야 한다.
세종시는 내년 정식 공동운영과 실제 예산 투입에 앞서 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약·예산 절차를 정비해야 한다. 의회 역시 시민 편익과 재정부담을 면밀히 심의하는 한편 이번 절차 누락의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점검하는 것이 금강수목원 공동운영을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한 남은 과제가 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