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박완우 기자] 세종정부청사의 보안이 뚫렸다. 다행히 이번 사건은 테러가 아닌 단순 난동으로 끝났지만, 일반 민원인이 인화성 물질을 휴대한 채 청사 내부까지 진입한 사실 자체가 테러에 대비한 보안 체계가 얼마나 허술한지를 보여준다.
고용노동부 6층에 휘발유를 뿌린 난동자가 경찰에 의해 제압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출동한 소방이 인화성물질이 뿌려진 바닥을 흡착포로...[사진-세종소방본부]
2025년 9월 25일 오후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고용노동부 6층에서 50대 남성이 휘발유를 뿌리며 난동을 부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건은 오후 5시 56분 신고 접수로 시작됐다. 현장에 출동한 소방대는 18시 2분 현장에 도착해 옥내소화전에 물을 채우고 흡착포를 활용해 바닥에 뿌려진 휘발유를 제거했다. 난동자는 1.5리터 페트병 절반가량의 휘발유를 들고 있었고, 토치를 지닌 상태여서 화재 가능성이 매우 높은 긴급 상황이었다.
현장에는 소방 18명과 경찰 20명 등 총 38명이 투입됐고, 지휘차·구조차·펌프차·구급차 등 15대 장비가 동원됐다. 경찰은 소방과 함께 난동자를 제압했고, 오후 6시 23분 휘발유를 반납한 뒤 경찰에 인계되면서 상황은 종료됐다.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현재 경찰은 50대 남성의 구체적인 동기와 배경을 조사 중이다. 다만 고용노동부에는 임금체불, 산업재해, 부당해고 등 노동 현안 관련 민원이 집중되는 만큼, 이번 사건도 민원 처리 과정이나 정책 불만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노동부는 해당 남성이 2023년 이후 안전인증 관련 민원을 반복적으로 제기해 온 인물이라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전 전문가들은 “고용노동부 청사는 노동 현안 민원이 자주 발생하는 곳이어서 이번 사건도 구조적 갈등과 무관치 않을 수 있다”며 “민원인의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청사는 원칙적으로 출입이 허가된 관계자 외의 외부인이 들어가려면 사전에 방문신청을 협의하고, 게이트에서 신분증 확인 후 관계자 인솔하에 출입이 가능하다. 또한, 출입 시에는 휴대물품 전반에 대한 보안 검색이 이뤄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동자가 인화성 물질을 들고 청사 내부까지 진입한 것은 청사 보안 체계의 허술함을 여실히 드러낸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출입 절차가 형식에 그치지 않도록 보안 검색 장비를 정밀화하고, 인화성 물질 탐지 장비 도입과 보안 인력 교육 강화가 필요하다”며 “민원인의 돌발 행동뿐 아니라 테러를 상정한 대응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 주요 부처가 밀집한 정부세종청사 보안이 얼마나 쉽게 뚫릴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다행히 테러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이 같은 보안 공백이 반복된다면 국가 기능 자체가 위협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실질적인 보안 강화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박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