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박완우 기자] 세종시에서 사무장 병원과 약국이 적발돼 행정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지역 보건당국의 관리·감독은 여전히 허술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보건복지부 공고문과 국회 자료에 따르면 세종시에서만 최근 5년간 6개 불법개설기관이 확인됐으며, 고령 의료인 면허가 집중적으로 불법에 악용되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
장종태 의원이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예 따르면 최근 5년간 세종지역에서 불법 사무장 병원을 운영한 곳이 6곳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대한 세종시 보건당국의 부실한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DB]
보건복지부는 「국민건강보험법 위반 요양기관 행정처분 확정통보」(보건복지부 공고 제2025-615호)를 통해 세종특별자치시 도움4로 13 소재 의료기관에 대한 행정처분을 공시했다. 이는 세종시에서도 불법 개설 의료기관이 현실화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그러나 이러한 불법 행위가 드러날 때까지 지역 보건당국은 사실상 손을 놓고 있었다는 점에서 비판이 커지고 있다.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갑)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세종시에서만 6개 불법개설기관이 적발됐다. 유형별로는 의원 2곳, 치과의원 4곳이었으며, 전국적으로는 약국 89개소, 치과의원 73개소, 의원 62개소 등으로 불법 행위가 특정 종별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불법 운영에 가담한 명의 대여자는 고령층 의료인에 집중돼 있었다. 개설 명의자 257명 중 60대 이상이 61.1%를 차지했고, 80대 이상도 29.2%에 달했다. 은퇴 후 생계 불안을 겪는 고령 의료인의 면허가 무자격자에게 대여돼 불법 병원 운영에 악용되는 구조가 세종에서도 반복되고 있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다.
세종시는 행정수도로서 정부 부처와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으나, 정작 지역 내 의료기관 관리·감독 체계는 허술했다. 전문가들은 “세종시 보건당국이 단속과 점검을 사실상 사후에만 진행하는 탓에 불법 개설기관이 적발되기 전까지 수년간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 과정에서 환자 안전은 물론 건강보험 재정까지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장종태 의원 역시 “사무장 병원은 국민의 생명과 건강보험 재정을 동시에 위협하는 범죄”라며 “고령 의료인을 표적으로 한 불법 명의대여 방지 교육, 강력한 행정처분, 재발 방지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시에서 드러난 사무장 병원 실태는 단순한 지역 문제가 아니라 보건당국의 구조적 관리 부실을 드러낸 상징적 사건이다. 사전 예방적 감독체계 부재, 고령 의료인 대상 교육 미비, 신고 활성화 제도 부실이 맞물려 불법 의료기관이 지역 사회에 뿌리내리도록 방치된 것이다. 세종시 보건당국은 단순히 행정처분 결과를 통보하는 수준을 넘어, 상시 점검, 면허대여 추적 시스템 구축, 지역 의료인 대상 교육 강화라는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을 즉각 시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종의 의료 신뢰는 계속 흔들릴 것이며, 환자와 시민이 피해를 떠안게 될 것이다.
세종시 사무장 병원 문제의 본질은 단속 방식에 있다. 지금까지 세종시 보건당국은 환수 결정이나 행정처분 등 사후 조치에만 머물러왔다. 하지만 사무장병원은 구조적으로 “명의자와 운영자” 사이의 금전적 연결고리를 추적해야만 실체가 드러난다. 단순 현장 점검이나 행정문서 검토만으로는 불법을 밝혀내기 어렵다.
사실 방법은 있다. 요양급여 청구액과 명의자의 실제 소득, 사업자 신고 내역을 비교하면 의심 사례를 추려낼 수 있다. 통장 거래내역, 종합소득세 자료, 급여대장, 임대차계약서 등을 교차 검증하면 명의대여의 정황은 쉽게 포착된다. 문제는 세종시가 이 기본적인 확인조차 독자적으로 해낼 권한도, 의지도 부족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종시는 더 이상 단독 점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건보공단과의 데이터 공유, 국세청과의 합동조사 체계가 반드시 필요하다. 분기별 합동 점검과 긴급 대응 시스템을 제도화해야 하고, 불법 개설 의심 기관에는 공식 자료제출 요구서를 발부해 진료기록부·고용계약서·급여내역을 강제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자료를 내지 않으면 즉시 합동조사로 전환하는 원칙도 명확히 해야 한다.
또한, 불법 명의대여의 주된 표적이 되는 고령 의료인을 대상으로 예방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은퇴 이후 생계 불안을 틈탄 범죄 구조를 끊기 위해, 합법적 소득 대안과 상담 지원도 병행해야 한다. 단속과 처벌만으로는 고령 의료인의 유혹을 막기 어렵기 때문이다.
세종시는 행정수도를 자처하며 수많은 국가기관을 품고 있다. 그러나 정작 지역 의료 질서를 지키는 보건당국은 불법 의료기관 앞에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더 이상 환자의 안전과 건강보험 재정을 위협하는 범죄를 방치할 수는 없다. 세종시 보건당국이 지금이라도 상시 점검·기관 공조·예방 교육이라는 3대 축을 본격적으로 가동하지 않는다면, “의료 불신의 수도”라는 오명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박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