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속에서 국민의 55%가 호르무즈 해협에 한국군 병력·자산을 파병하는 데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정부는 파병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갤럽이 11일 공개한 2026년 9월 둘째 주 조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 병력·자산을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55%, ‘파병해야 한다’는 응답은 32%로 나타났다. 전쟁 당사자 가운데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7%였다. 정부는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는 입장이다.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AI 제작]
한국갤럽이 지난 8일부터 10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에게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 병력과 자산을 보내는 문제를 물은 결과 ‘파병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나타났다.
‘파병해야 한다’는 응답은 32%, 의견 유보는 13%였다. 파병 반대가 찬성보다 23%포인트 높았다. 정당 지지층에 따라서는 입장이 크게 엇갈렸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69%가 파병에 반대한 반면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50%가 파병해야 한다고 답했다.
지난 3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을 포함한 일부 국가에 호르무즈 해협 군함 파견을 요청했을 당시 한국갤럽 조사에서도 파견 찬성 30%, 반대 55%였다. 반대 비율은 이번 조사와 동일하다.
다만 한국 선박의 안전 문제가 직접 걸렸을 때는 여론이 달랐다. 지난 5월 한국 민간 선박 나무호 피격 이후 조사에서는 ‘한국 선박 호위를 전제로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 48%, ‘미국을 군사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군함을 파견해야 한다’ 16%, ‘군함 파견 반대’ 24%였다.
이번 조사에서 전쟁 당사자 가운데 어느 진영을 지지하는지를 묻자 ‘어느 쪽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67%로 가장 높았다.
‘미국·이스라엘 연합’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5%, ‘이란’ 지지는 5%였고 4%는 의견을 유보했다. 미국·이스라엘 연합 지지는 국민의힘 지지층 50%, 보수층 44%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여론은 파병 반대가 우세하지만 정부는 현재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하고 있다.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호르무즈 파병과 관련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국민 안전과 국가의 경제적 이익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검토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실제 파병이 결정될 경우 국민적 공감대와 국내법 절차에 따른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파병 여건을 파악하기 위해 중동에 파견됐던 국방부 현지조사단은 10일 귀국했다. 조사단은 현지 군사 거점과 기항지, 정비·보급 등 지원 여건과 작전 환경 등을 살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국방부는 현지조사단 파견 자체가 파병을 전제로 한 조치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사 결과는 관련 절차에 따라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미국의 호르무즈 기여 요구와 정부의 검토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군사적 개입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는 여론이 우세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동시에 지난 5월 조사처럼 한국 선박 보호 등 파병의 목적과 임무에 따라 국민 판단이 달라질 가능성도 확인된다.
이번 조사는 한국갤럽 자체 조사로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접촉률 46.7%, 응답률은 9.4%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