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특별자치시교육청은 최교진 교육감이 9월 2일자로 교육부 장관 후보자에 지명되며 사임함에 따라 천범산 부교육감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고 밝혔다.

권한대행은 「지방자치법 시행령」 제72조와 「공직선거법」 제200조에 따라 별도의 절차 없이 자동 승계되며, 천 권한대행은 “교육청 주요 정책과 현안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안정적 행정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지만 시민과 교육계의 시선은 결코 낙관적이지 않다.
천 권한대행은 이미 충북도립대학교 총장추천위원회에서 1순위 후보로 선정돼 언제든 자리를 옮길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임기도 올해 말까지로 예정돼 있어, 사실상 ‘임시 관리 체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세종교육청이 책임 있는 교육정책 기관이 아니라 인사들이 잠시 머물다 가는 ‘거쳐가는 자리’로 전락했다는 우려가 확산되는 배경이다.
문제는 권한만으로 정책을 이어갈 수 없다는 점이다. 천 권한대행은 세종시 부교육감으로 부임한 이후 뚜렷한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요 교육 현안에서 혁신적 과제나 실질적 해결책을 제시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다. 내부에서는 ‘소통 부족’이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이는 교사·학부모·학생 등 현장의 목소리를 기반으로 정책을 추진해온 최교진 전 교육감의 리더십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결국 법적으로는 교육감과 동일한 권한을 지녔지만, 지금까지의 행보를 볼 때 최 전 교육감이 남긴 정책적 성과를 이어받아 추진하기에는 동력이 부족하다는 전망이 많다.
더 큰 불신은 과거 전례에서 비롯된다. “민중은 개·돼지”라는 발언으로 사회적 파문을 일으킨 교육부 고위직 인사가 부교육감으로 임명돼 잠시 세종교육청을 거쳐 간 사례는 시민들에게 깊은 상처를 남겼다. 교육청이 교육 정책의 중심 기관이 아니라 정권 인사 관리 차원의 임시 거점으로 소비됐다는 비판은 지금까지도 뚜렷하다. 이번에도 비슷한 양상이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세종교육은 단순한 지방 교육행정을 넘어 전국적 주목을 받는 교육자치 모델로 자리해왔다. 따라서 이번 리더십 공백과 정책 후퇴는 곧바로 교육자치 실험의 좌초로 이어질 수 있다. 세종시교육청이 지금 필요한 것은 ‘안정적 관리’라는 피상적 구호가 아니라, 정책의 연속성과 신뢰를 담보할 수 있는 구체적 해법이다.
첫째, 정책 연속성 보장 장치가 시급하다. 권한대행 체제에서도 기존 핵심 정책이 흔들리지 않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교육감 임기와 무관하게 장기 계획을 이어갈 수 있어야 세종교육이 안정된다.
둘째, 인사 검증 강화가 절실하다. 과거 논란 인사가 세종 부교육감으로 거쳐 간 사례는 교육청의 위상에 큰 상처를 남겼다. 공정하고 엄정한 인사 검증을 통해 세종교육청의 위상에 맞는 인물이 리더십 자리를 맡도록 해야 한다.
셋째, 현장 소통 강화가 필수적이다. 학부모·교원·학생의 목소리를 정책 설계부터 집행까지 반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강화해야 한다. 천 권한대행 체제에서 가장 크게 지적되는 ‘소통 부족’ 문제는 교육청의 추진력을 갉아먹는 결정적 약점이다.
넷째, 위기 관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권한대행 체제가 불가피하게 발생하더라도 교육청 행정이 흔들리지 않도록 비상 매뉴얼과 대체 의사결정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 관리가 아니라, 시민과 학부모의 불안을 덜어내는 최소한의 장치다.
세종시교육청은 지금 기로에 서 있다. 시민과 학부모가 요구하는 것은 단순한 안정이 아니라 정책의 연속성과 신뢰다. 이번 권한대행 체제가 또다시 ‘거쳐가는 자리’라는 불명예로 끝난다면, 최교진 전 교육감이 남긴 성과마저 무너질 수 있다. 반대로 지금이야말로 제도적 대안과 혁신을 통해 교육청의 위상을 바로 세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권한대행 체제의 불가피한 한계를 직시하고, 교육자치 모델 도시라는 무거운 책임에 걸맞은 개혁을 내놓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세종교육은 퇴행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