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박완우 기자] 세종특별자치시가 개인택시 20대를 신규 발급해 총 526대로 늘렸지만, 인구 대비 공급은 전국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중앙부처 방문 수요 등 행정수도 특성이 반영되지 않아 제도 개선과 정부 책임론이 동시에 제기된다.
사진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세종시 택시 부족란을 풍자한 이미지임을 밝힙니다. [그래픽-대전인터넷신문]
세종특별자치시는 16일 올해 개인택시 신규면허 발급대상자 20명을 확정 공고했다. 이번 공급은 2025~2029년 택시 총량 계획에 따른 34대 증차 가운데 1차 물량이다. 이에 따라 세종에서 운행 중인 택시는 기존 506대에서 526대로 늘어났다. 시는 내년 상반기 나머지 14대를 추가 공급해 증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규 면허는 지난 2월 6일부터 13일까지 신청을 받아 무사고 운전 경력 등을 기준으로 심사했고, 교통 전문가와 변호사 등이 참여한 면허심사위원회를 통해 최종 확정됐다. 절차적 공정성은 확보됐지만, 이번 증차가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세종시 택시 공급은 여전히 전국 평균에 크게 못 미친다. 약 39만 명 수준으로 추산되는 세종시 인구 기준 택시 526대는 인구 1,000명당 약 1.3대 수준이다. 국토교통부 택시 총량 산정 기준과 교통연구기관 분석에 따르면 전국 평균은 1,000명당 약 2.8~3.0대로, 세종시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문제의 핵심은 제도와 현실의 괴리에 있다. 현행 택시 총량제는 인구, 이용률, 가동률 등을 기준으로 산정되지만, 이러한 기준이 세종시와 같은 행정중심도시의 특수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총량 산정 방식이 실제 교통 수요를 과소평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현행 총량제가 세종시를 ‘수요 부족 도시’로 오판하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세종시는 중앙부처가 밀집한 행정중심도시로, 각 부처를 방문하는 공무원과 민원인, 출장자 등 외부 유입 인구가 상시적으로 발생한다. 이들은 통계상 인구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실제 교통 수요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특히 정부청사 간 이동은 거리와 시간상 도보로 해결하기 어려워 택시 이용이 사실상 필수적인 상황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수요가 몰리는 시간대마다 택시를 잡지 못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 청사 간 이동을 위해 택시를 기다리다 일정이 지연되거나, 방문객들이 이동 수단을 찾지 못해 불편을 겪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이는 단순 불편을 넘어 행정 효율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수요가 특정 시간대에 집중되는 구조도 뚜렷하다. 중앙부처 업무 특성상 출퇴근 시간과 회의·민원 처리 시간대에는 이용 수요가 급증하는 반면, 그 외 시간대에는 상대적으로 이용이 줄어 평균 가동률이 낮게 나타나는 구조를 보인다. 이로 인해 총량 산정에서는 오히려 공급 여유 지역으로 판단되는 왜곡이 발생한다는 분석이다.
BRT 중심 교통체계 역시 한계로 지적된다. 총량 산정에서는 대중교통 접근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되지만, 실제로는 생활권 분산과 환승 불편으로 인해 택시 의존도가 높은 구조라는 지적이 이어진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단순 증차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중앙부처 간 이동 수요를 고려한 ‘청사 순환버스’를 정부 예산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되고 있다. 세종시가 국가 정책으로 조성된 도시인 만큼, 교통 문제 역시 정부가 책임지고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정부는 세종시 이전 초기 공무원 출퇴근을 위해 대규모 통근버스를 운영한 바 있다. 행정 효율을 위해 교통 지원이 필요하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했던 사례다. 그럼에도 현재는 방문객과 외부 이용자를 위한 교통 대책은 뚜렷하지 않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세종시 사례가 현행 총량제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고 분석한다. 단순 정주 인구 중심이 아닌 ▲유동 인구 ▲행정 기능 ▲시간대별 수요 집중도 등을 반영한 새로운 기준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간대별 탄력 총량제와 행정수도 특례 적용 등 보다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천흥빈 교통국장은 “남은 공급 계획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시민 불편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다만 현장에서는 지자체 차원의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세종시는 국가 행정 기능이 집약된 도시지만, 교통 체계는 여전히 일반 도시 기준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행정수도는 완성됐지만 교통은 그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정부가 조성한 도시인 만큼 교통 문제 역시 정부 책임이라는 요구가 커지는 가운데, 총량제 개편과 순환버스 도입 등 실질적 대책 없이는 택시 부족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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