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종합/권혁선 기자] 12·3 비상계엄으로 국가적 혼란이 이어지던 시기에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이 잇따라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외유성 출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으로 국가적 혼란이 이어지던 시기에 교육부 산하 공공기관장들이 잇따라 해외출장을 다녀온 사실이 국정감사에서 드러나 ‘외유성 출장’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사진-백승아 의원실]
국회 교육위원회 백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3일 국정감사에서 “비상계엄으로 국민들이 거리에서 민주주의를 외칠 때 공공기관장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녀왔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백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보육진흥원 조용남 원장은 지난해 12월 16일 취임 이후 불과 3개월 만인 올해 3월 5박 7일 일정으로 뉴질랜드와 호주를 방문했다. 출장 목적은 ‘영유아 교육·보육 정책 및 유보통합 우수사례 조사’였으나, 실제 일정은 뉴질랜드 교육부 방문 등 일부 공적 행사 외에 호주에서는 보육교사 1명을 2시간 만난 뒤 하루 일정이 공백으로 드러나 사실상 취임 축하 성격의 외유성 출장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다른 공공기관장들의 해외출장도 6월 조기대선을 앞둔 5월에 집중됐다. 사립학교교직원연금공단 송하중 이사장은 미국에서 열린 투자자 자문회의 총회에 참석했고, 한국장학재단 배병일 이사장은 일본의 상환지원 제도를 점검한다며 일본을 다녀왔다. 한국고전번역원 김언종 원장도 중국 대학과 학술교류 협약을 맺기 위해 방문했으며, 한국연구재단 홍원화 이사장은 국제행사 참석을 이유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출장을 다녀왔다.
한국교직원공제회 정갑윤 이사장 역시 2월 ‘더케이호텔 부지 재개발 사업 관련 해외 사례 벤치마킹’을 명목으로 싱가포르, 네덜란드, 영국을 6박 9일 일정으로 연이어 방문했다. 이와 관련해 백 의원은 “국내 현안이 산적한 가운데 사업 명분으로 추진된 출장들이 실제 성과보다는 형식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특히 뉴라이트 성향 인사들의 잦은 출장도 도마에 올랐다. 동북아역사재단 박지향 이사장은 4월 영국, 5월 일본, 6월 중국 등 세 차례 해외를 다녀왔다. 한국학중앙연구원 김낙년 원장도 6월 조기대선 직후 영국과 헝가리를 연달아 방문했는데, 보고서에는 ‘명찰 글씨 크기 개선’과 같은 사소한 성과를 강조한 것으로 나타나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백승아 의원은 “시민들이 불법 계엄과 내란을 극복하기 위해 광장에서 민주주의를 외칠 때, 공공기관장들이 외유성 해외출장을 다닌 것은 대단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뉴라이트 출신을 비롯해 윤석열 정부의 부적격 기관장은 즉각 자진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적 불안 속에서도 공적 책무보다는 개인적 치적이나 외유성 성격이 짙은 해외출장이 이어진 것은 공공기관장에 대한 불신을 키울 수밖에 없다. 향후 기관장 임명 과정에서 도덕성과 공적 책임을 우선 검증하고, 해외출장의 투명성과 성과 관리 제도를 강화하는 제도적 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권혁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