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김현옥 의원은 1일 세종시가 2026년 소방안전교부세 중 일부를 교통국의 무인 교통단속카메라 설치비로 배정한 것에 대해 “소방안전 강화를 위한 재원을 목적과 다르게 사용한 것”이라며 예산의 정당성과 재정 원칙이 훼손될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소방안전교부세 일부를 경찰사무인 무인단속기 설치 예산에 포함시킨 세종시 교통국을 질타하는 김현옥 의원.[사진-의원실]
세종시는 올해 총 155억 원의 소방안전교부세를 교부받아 소방공무원 인건비 75억 원, 소방 장비 및 구조 기반 강화 사업비 60억 원, 별도 안전사업비 20억 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별도 안전사업비 일부가 교통국의 무인단속카메라 설치비로 전환되면서 목적 외 사용 논란이 제기됐다.
무인단속카메라는 교통법규 준수와 단속을 위한 경찰사무로, 소방안전교부세의 목적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단속으로 발생하는 과태료와 범칙금 수입은 모두 중앙정부로 귀속되지만 설치·운영 비용은 지방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구조 역시 지방재정 원칙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강하게 제기된다.
김현옥 의원은 “지방 소방력 강화를 위해 교부된 재원을 교통단속 장비 설치에 사용하는 것은 목적 외 사용일 뿐 아니라 공공회계의 ‘수입·지출 목적 일치’ 원칙에도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지방이 비용을 지불하고 국가가 수입을 가져가는 모순적 구조를 더 이상 방치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세종시가 왜 소방안전교부세를 끌어와 국가사무에 투입하려 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도 제기된다. 지방세 수입과 무관하고 실익도 중앙정부에 집중되는 사업에 목적 재원을 사용하려는 것은 재정 논리 측면에서도 설명이 어렵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그동안 무인단속카메라 설치가 관행적으로 추진됐다면 기존 예산 항목으로 충분히 편성할 수 있었는데, 왜 이번에는 목적이 명확한 소방교부세를 사용하려 했는지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는 특정 사업의 예산 부족을 보완하거나 다른 항목의 불이익을 상쇄하기 위한 편법적 전용 아니냐는 의혹도 낳고 있다.
세종시는 행정안전부 ‘2025년 안전분야 대상사업 지침’을 근거로 들며 무인단속장비가 일반 안전사업 예시에 포함된다고 설명하지만, 이는 포괄적 예시일 뿐 소방안전교부세의 사용 근거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판단이다.
김 의원은 “지방이 비용을 부담하고도 그 효과가 지방에 환류되지 않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도로교통법 개정을 통해 과태료 수입의 일부라도 지자체 교통안전사업에 재투자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소방안전교부세는 시민의 생명을 지키는 소방안전 역량 강화와 시설 보강에 사용돼야 하며, 목적 재원은 반드시 목적에 맞게 집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는 이번 논란에 대해 무인단속장비 설치 예산의 편성 과정과 목적 적합성을 면밀히 검토하고, 시민 안전과 직결되는 예산이 본래 취지대로 집행되도록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한 안전행정 전문가도 이 문제를 구조적 시각에서 지적했다. 그는 “소방안전교부세는 본래 소방력 강화와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한 목적 재원인데 이를 무인단속카메라 설치에 사용하려 한 것은 명백히 명목에 맞지 않는다”며 “소방이 국가직으로 전환됐음에도 지방정부의 지휘 구조 아래 예산 방어 기능이 충분히 작동하지 않았다면, 이는 구조적 종속 문제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라고 분석했다.
또한, “국가공무원인 소방조직이 지방정부의 통제를 받는 구조에서 예산까지 지방 판단에 따라 전용된다면 ‘책임은 국가, 통제는 지방, 예산은 임의 사용’이라는 비정상적 체계가 고착될 우려가 크다”며 “소방이 목적 예산을 스스로 지켜낼 수 있는 제도적 방어 장치가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예산이 예결위 계수조정에서 삭감될 경우, 이는 소방교부세의 목적 외 사용 시도가 공식적으로 부적절한 것으로 확인되는 의미를 가진다. 동시에 기존 예산 항목을 두고 소방교부세를 활용하려 한 편성 자체가 중대한 판단 오류였음이 드러나는 셈이다. 이 경우 세종시는 무인단속장비 설치 예산의 재편성은 물론, 편성 과정 전반의 판단과 책임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소방본부가 목적 외 예산 전용을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지적이 강화되며, 국가직 소방의 재정·업무 독립성 확보 필요성도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단기적으로는 교통안전 사업 일정 지연이 불가피할 수 있으나, 이는 잘못된 예산 편성에서 기인한 결과라는 점에서 행정 신뢰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번 논란은 향후 세종시 예산 구조 전반에 대한 검증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소방안전교부세는 더욱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되고, 교통안전 시설 예산은 본래의 일반회계 또는 교통국 소관 예산으로 돌아가는 구조로 재정비될 전망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