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시장 선거에 출마한 최민호 국민의힘 후보와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22일 국회를 찾아 행정수도특별법 통과를 동시에 촉구한 가운데, 두 후보의 상반된 전략과 정치권·전문가들의 전망이 맞물리며 법안 처리의 분수령이 형성되고 있다.
행정수도특별법 통과를 둘러싸고 국회를 찾은 최민호 국민의힘 세종시장 후보(왼쪽)와 조상호 더불어민주당 세종시장 후보(오른쪽)가 입법 필요성을 강조하는모습을 시각적으로 표현한 이미지. [제작-대전인터넷신문]
행정수도특별법을 둘러싼 논의가 상징적 공약 경쟁을 넘어 실제 입법 성과를 가르는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여야 세종시장 후보가 같은 날 국회를 찾아 법안 처리를 촉구하면서, 행정수도 완성 논의는 정치적 메시지를 넘어 제도화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회에 제출된 「행정수도 건설 및 기능 강화를 위한 특별법안」은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으로, 세종시의 행정수도 기능과 지위를 법률로 명확히 하고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과 국가균형발전 정책 추진의 법적 근거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향후 개헌을 통한 ‘행정수도 세종’ 명문화의 전 단계 입법으로 평가된다. 다만 수도 이전과 관련한 헌법재판소 결정 이후 제기된 위헌 논란과 기능 범위, 단계적 이전 방식 등은 여전히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세종시는 2026년 기준 인구 약 39만 명 규모로 성장했으며, 국무총리실을 포함한 약 40개 내외 중앙행정기관이 이전해 있다. 여기에 공공기관 이전도 단계적으로 진행 중이지만, 국회와 대통령 집무 기능이 서울에 남아 있는 구조로 인해 정책 조율 과정에서 시간과 비용이 이중으로 발생하는 등 행정 비효율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국민의힘 최민호 후보는 이번 국회 방문에서 입법의 ‘구조적 완성’을 강조했다. 그는 “행정수도는 이벤트성 행동이나 단기 정치로 해결될 사안이 아니다”라며 “수년간 준비해온 만큼 지금은 반드시 결과를 만들어야 할 단계”라고 밝혔다.
이어 “행정수도특별법은 단순 선언이 아니라 실질적 기능을 완성하는 핵심 기반”이라며 “특별법으로 제도적 동력을 확보하고, 개헌으로 행정수도를 명문화해야 위헌 논란을 근본적으로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최 후보는 특히 정치권과 시민이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을 핵심 해법으로 제시했다. 그는 “이미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응답이 없었다”며 “각 정치세력이 따로 움직일 것이 아니라 세종의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법안소위 위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도 “특별법 제정은 입법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계기”라고 밝히며 조속한 처리를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조상호 후보는 ‘속도와 결단’을 앞세운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국회 정문 앞 1인 피켓시위와 기자회견, 국회의장실과 원내대표실 방문, 대통령 특보단 면담 등을 통해 입법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조 후보는 “행정수도특별법 통과를 위해 문을 두드리지 않은 곳이 없다”며 “이번 소위에서 첫 번째 안건으로 상정된 것은 세종시민의 염원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의 강한 의지와 정치권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 적기”라며 “지방선거 일정이 시작되면 입법이 어려워질 수 있는 만큼 이번에는 반드시 결론을 내야 한다”고 정치권의 결단을 촉구했다.
두 후보의 접근 방식은 뚜렷하게 대비된다. 최 후보가 협의체 구성과 제도 설계를 통한 ‘절차·구조 중심’의 장기 전략을 강조하는 반면, 조 후보는 정치권 공감대와 시기적 조건을 기반으로 한 ‘속도·결단 중심’의 단기 실행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문제는 국회의 실제 처리 가능성이다.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는 이달 7일과 14일 두 차례 회의에서도 해당 법안을 충분히 심사하지 못했다. 법안이 후순위로 밀리며 실질 논의가 지연된 상황에서 이번 회기 내 처리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이번 회기 내 전면 통과 가능성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인다. 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행정수도특별법은 권력 구조와 직결된 사안으로 단순 정책 법안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세부 쟁점에 대한 합의 없이는 속도전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지방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입법 동력이 약화되는 경향이 있다”며 “부분적 진전은 가능하겠지만 전면 통과까지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단계적 입법 전략’이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된다. 행정 기능 강화나 기관 이전 근거 등 쟁점이 적은 사안을 우선 처리하고, 헌법적 논란이 큰 수도 명문화 문제는 개헌과 연계하는 방식이다.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와 대통령 집무 기능 일부 이전 등 개별 사업 중심의 ‘기능 재배치 전략’도 병행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는 법안 통과 지연 상황에서도 행정수도 기능을 점진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방안으로 평가된다.
정치권 차원에서는 초당적 협의체 구성이 핵심 해법으로 거론된다. 여야와 정부,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협의 구조를 통해 쟁점을 사전에 조율하지 않으면 입법 과정에서 반복적인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장기적으로는 개헌을 통한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는 데에도 의견이 모인다. 헌법에 행정수도를 명문화할 경우 위헌 논란을 해소하고 정책 추진의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행정수도특별법은 단일 법안 처리를 넘어 국가 권력 구조 개편과 균형발전 전략이 결합된 복합 과제로 평가된다. 두 후보가 제시한 ‘구조적 합의’와 ‘신속한 결단’이라는 상반된 해법이 실제 입법 과정에서 어떻게 조율될지, 정치권이 이번에는 ‘논의’를 넘어 ‘결론’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