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시장 경선 합동연설회 이후 5인 후보 공약을 분석한 결과, 생활체육·교통·시민참여 정책은 지방정부 차원에서 실현 가능성이 높은 반면 행정수도 완성·광역통합·대형 산업클러스터 등은 수천억~수조 원 재원과 중앙정부 협력이 필요해 현실성에서 뚜렷한 격차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특별자치시장 선출을 위한 본경선 합동연설회에서 후보자들이 무대에 올라 손을 맞잡고 있다. 왼쪽부터 고준일, 이춘희, 조상호, 홍순식, 김수현 후보가 나란히 서서 손을 맞잡고 공정한 경쟁과 단합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델리민주 화면 캡쳐]
세종시장 경선이 ‘비전 경쟁’에서 ‘실행력 검증’ 국면으로 전환됐다. 시민들은 후보들의 공약을 두고 “무엇을 하겠다는 선언보다 실제 가능한 정책인지가 더 중요하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이번 경선은 후보별 공약 성격이 뚜렷하게 갈린다. 김수현 후보는 생활스포츠 컴플렉스와 시민참여 행정을, 조상호 후보는 국가산단과 국립대 유치를, 고준일 후보는 행정구역 통합과 AI 클러스터를, 이춘희 후보는 교부세 개편과 재정 확충을, 홍순식 후보는 입법 전략 기반 행정수도 완성을 각각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김수현 후보의 생활체육 인프라 확충 공약은 현실성이 높은 정책으로 평가된다. 전국 지자체 체육시설 투자 규모가 연간 약 300억~500억 원 수준(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단계적 추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시민청 설립 역시 조례 제정과 조직 개편으로 실행할 수 있는 사업이다.
조상호 후보의 국가산업단지 중심 전략은 정부 정책과 연계될 경우 추진력이 확보될 수 있다. 다만 산업단지 조성 비용이 통상 1조 원 안팎에 이르는 점(국토교통부 산업단지 조성 사례 기준)을 고려하면 국비 확보가 필수적이다. 종합국립대 유치 역시 수천억 원 규모 재정과 교육부 승인 절차가 필요해 단기간 성과 창출은 쉽지 않다.
고준일 후보의 세종·공주·오송 통합 구상은 가장 파급력이 큰 공약이지만, 동시에 실현 난도가 높은 정책으로 꼽힌다. 행정구역 통합은 주민투표와 국회 입법이 필수적이며, 국내 유사 사례에서도 통상 5년 이상이 소요된 바 있다. 피지컬 AI 클러스터 역시 수천억~수조 원 투자와 기업 유치가 전제되는 고위험 사업이다.
이춘희 후보가 제시한 보통교부세 제도 개편은 세종시 재정 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정책으로 평가된다. 특히 세종시 재정자립도가 약 60% 내외 수준에 머물러 있다는 점에서, 교부세 구조 개선은 중장기적으로 재정 기반을 강화할 수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다만 지방교부세법 개정과 중앙정부 협의가 필요해 단기간 성과를 내기에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한다.
홍순식 후보는 국회 이전과 행정수도 완성을 위한 ‘입법 전략 중심 접근’을 강조했다. 법안 통과 절차와 정치적 타이밍을 중시하는 전략은 현실적 접근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국회 상황과 정치 환경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되는 변수 역시 존재한다.
모든 후보가 공통으로 내세운 행정수도 완성 공약은 이번 선거의 핵심 쟁점이다. 국회 완전 이전과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법률 및 정치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으로, 시장 권한을 넘어서는 영역이라는 점에서 실현 난도가 가장 높다.
재정 현실도 뚜렷한 제약으로 작용한다. 세종시 연간 예산은 약 2조 원 규모(최근 본예산 기준)인 반면, 후보들이 제시한 주요 산업·인프라 공약은 개별 사업만으로도 수천억 원에서 1조 원 이상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다. 시민들은 “재원 조달 계획이 구체적인 공약은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행정안전부 지방재정통계, 국토교통부 산업단지 자료 종합)
반면 교통 개선, 생활SOC 확충, 상가 공실 해소 등은 연간 수백억 원 규모로도 단계적 추진이 가능해 실현 가능성이 높은 공약으로 평가된다. 실제 세종시 BRT 확충 사업 역시 유사한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시민 반응은 냉정하다. 한 40대 자영업자는 “대형 공약보다 당장 상권을 살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30대 직장인은 “행정수도 완성은 공감하지만 시장 권한 범위를 넘는 공약이 많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시민은 “공약이 클수록 실현 가능성을 더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경선은 단순한 정책 경쟁을 넘어 ‘실행 가능한 약속’을 가리는 시험대로 자리 잡고 있다. 남은 본경선과 결선 과정에서 재원, 법적 근거, 추진 일정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할 전망이다. 결국 이번 세종시장 선거는 화려한 비전이 아니라 현실 가능한 정책을 선택하는 과정이다. “가능한 공약만 살아남는 선거”라는 평가가 현실화되고 있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