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 기자] 조상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은 21일 오전 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제4차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앙행정기관 44곳의 추가 이전에 대비해 주택 공급과 정주여건 개선을 추진하고, 내년 채무비율이 25% 수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재정난 극복을 위해 정부와 보통교부세 제도 개선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조상호 세종특별자치시장이 21일 오전 세종시청 브리핑실에서 열린 제4차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앙행정기관 44곳의 세종 이전 대응과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시 재정난 극복 및 기업 투자유치 등 주요 시정 현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현장촬영]
조 시장은 이날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 기업 투자유치 성과를 설명한 뒤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세종시 재정 상황과 청년인구 감소, 아성다이소 투자 예정지 주변 산업폐기물 매립장 논란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정부가 지난 13일 발표한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에 따르면 국방부·외교부·통일부·감사원·금융위원회 등 수도권 소재 44개 기관이 이전 대상에 포함됐다. 이 가운데 27개 기관은 2027년 이전을 우선 추진하고, 나머지 17개 기관은 2031년까지 청사를 신축해 순차적으로 이전할 계획이다.
이전 대상 공무원은 정원 기준 9,929명으로, 기존 세종 이전 중앙부처 공무원 정원 1만 5,215명의 약 65.3%에 해당한다. 계획대로 이전이 완료되면 세종에 근무하는 중앙행정기관 공무원 정원은 단순 합산 기준 2만 5,144명 규모로 늘어날 수 있다.
세종시는 행정부시장을 단장으로 16개 부서가 참여하는 '중앙행정기관 이전지원단'을 구성하고 지난 20일 첫 회의를 개최했다. 지원단은 매주 회의를 통해 청사 확보와 주거 지원, 정주여건 개선 등 이전에 필요한 사항을 관계기관과 협의할 예정이다.
조 시장은 중앙행정기관 이전에 따른 주택 공급 대책을 묻는 질문에 신도시가 당초 인구 50만 명을 기준으로 계획된 만큼 추가 이전 자체가 도시계획의 근본적인 변경을 요구하는 상황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만 현재 주택 공급 일정이 지연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공급 일정 단축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조 시장은 "신도시에 지금 예정으로 원래 6만 4천 가구가 남아 있거든요. 그러니까 빨리 이 일정을 추진을 해야 제가 거듭 제안드리지만 특별공급 부활이나 이런 거의 수요를 좀 감당할 수 있을 거다 생각하고 있고요"라고 말했다.
이는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에 맞춰 기존 신도시 개발계획상 남아 있는 주택 공급 물량을 조기에 공급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다만 구체적인 공급 일정과 기관별 이전 인원에 따른 주택 수요 추계는 이날 공개되지 않았다. 주택 공급 문제와 함께 세종시의 재정 상황도 주요 현안으로 제기됐다.
조 시장은 올해 6월 기준 예산 대비 채무비율이 22.3%이며, 내년에는 약 25%까지 높아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향후 재정 여건 변화에 따라 실제 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조 시장은 "내년이 제일 어렵기는 하지만 오래 가지는 않는다"고 말하며 재정 상황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개선 가능성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중앙행정기관 이전을 지원해야 하는 세종시가 충분한 재정 여력을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 대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보통교부세 문제와 관련해 행정안전부 장관과 차관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들을 만나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으며, 국무총리실에도 세종시의 재정적 어려움과 제도 개선 필요성을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행정수도가 되는데 세종시가 이전 기관 지원 사업도 못하는 상황에 대해서 이렇게 방치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로 정부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세종시가 현행 재정제도에서 부당한 처우를 받고 있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면서도, 아직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만큼 구체적인 개선 결과를 예단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번 발언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으로 행정수도 기능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세종시의 재정 부담을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 것인지가 중요한 정책 과제로 떠올랐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청년인구 감소와 일자리 부족 문제도 간담회의 주요 쟁점이었다. 한 기자는 세종시 전체 인구 감소 규모보다 청년인구 감소 규모가 더 크다는 점을 지적하며 기업 유치가 실제 지역 청년의 취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질문했다.
조 시장은 기업 투자협약 과정에서 세종시민 고용을 우선한다는 원칙을 반영하고 있으며, 특히 청년들이 지역에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는 것을 중요한 협상 조건으로 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하기 위해서는 교육과 일자리, 문화, 주거, 건강 등 다섯 가지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지역 고등학교 졸업생이 연간 3천 명을 넘어서는 상황에서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적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조 시장은 관내 대학 진학 규모와 관련해 오래된 통계라는 전제를 달면서 고등학교 졸업생 3천 명 가운데 지역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이 100명에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역 청년의 유출을 줄이기 위한 핵심 정책으로 종합국립대학교 유치를 제시했다.
대학 교육과 지역 일자리의 연결 구조가 충분하지 않으면 청년들이 세종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더라도 다른 지역으로 진학하고 취업하는 흐름을 바꾸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기업 유치와 관련해서는 집현동 테크밸리와 국가산업단지, 향후 추진을 구상 중인 디지털콘텐츠 산업단지 등을 청년 일자리 창출의 기반으로 제시했다.
특히 국가산업단지 조성 일정 단축을 위해 전력과 용수 공급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기반시설 공급 시점을 앞당길 수 있다면 입주에 관심을 보이는 기업들과의 협의도 진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과 관련해서는 KBS 등 미디어콘텐츠 관련 기관의 세종 이전을 유도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다만 해당 기관의 이전이 확정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대규모 기업 투자유치에 대해서는 성과와 함께 사업 추진의 불확실성도 언급했다. 세종시는 지난 6일 액티스코리아와 1조 8천억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협약을 체결한 데 이어, 8일에는 SK증권·메테우스자산운용·시드에이치 등과 7조 원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건립 투자협약을 체결했다.
두 협약의 투자 규모는 총 8조 8천억 원이며, 7조 원 규모 사업은 2029년까지 360MW 규모의 데이터센터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조 시장은 투자협약 체결이 사업의 최종 확정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조 시장은 두 데이터센터 사업 추진 주체가 진정성을 갖고 밀도 있게 논의하고 있지만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문제에 대한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전기의 투자 관련 경영공시 사례와 비교하면서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아직 그와 같은 확정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향후 투자사업의 실현 여부는 전력 공급과 용수 확보, 부지 선정, 인허가 등 후속 절차의 진행 상황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아성다이소의 세종시 투자계획과 관련해서는 투자 예정지 인근 산업폐기물 매립장 논란이 새로운 현안으로 제기됐다.
세종시는 지난 7월 아성다이소와 5,500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는 투자 예정지 인근에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이 추진되고 있다는 문제 제기와 함께 해당 사안이 기업 투자에 미칠 영향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질의에 나선 기자는 매립장 관련 인허가와 행정소송, 주변 기업들의 이의 제기 상황을 언급하면서 아성다이소의 추가 투자 가능성과 향후 사업 추진에 차질이 발생할 우려는 없는지 물었다.
특히 아성다이소의 본사 이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세종시가 투자기업의 경영환경과 주변 산업시설 입지 문제를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에 대한 입장을 요구했다. 다만 본사 이전은 기자의 질문에서 제기된 내용으로, 아성다이소가 공식적으로 이전을 확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조 시장은 해당 사안을 파악하고 있으며 아성다이소 측에서도 우려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조 시장은 "다이소도 좀 염려를 하고 있어요"라고 밝힌 뒤, 기업 측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직접 나설 의사가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 필요하다면 자신이 아성다이소 회장을 직접 만나 회사가 우려하는 부분을 듣고 문제 해결이나 중재에 나서겠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다만 아성다이소 측에서는 시장이 직접 방문할 필요까지는 없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현재는 세종시 경제산업국이 관련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조 시장은 "현재까지는 원만한 방향으로 갈 수 있다라는 얘기를 듣고 있는데, 오늘 말씀 주셨으니까 잘 좀 확인을 해볼게요"라고 말했다.
또 "어쨌든 문제는 해결되는 방향으로는 논의들이 되고 있다"고 덧붙이며 관계기관과 기업 간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논란은 대규모 투자협약을 체결한 기업의 사업환경과 주변 산업시설 입지 문제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향후 매립장 관련 인허가 및 소송 결과와 세종시의 조정 방안에 따라 기업의 투자환경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산업폐기물 매립장의 구체적인 인허가 상태와 소송 진행 상황, 아성다이소의 추가 투자 및 본사 이전 계획은 별도 확인이 필요한 사안이다. 세종시가 기업의 우려를 어떤 방식으로 해소할 것인지가 향후 중요한 점검 대상이 될 전망이다.
세종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의 시의회 행정사무감사 대응 태도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한 기자는 지난 15일 세종시의회 경제문화위원회 행정사무감사 과정에서 재단 이사장의 답변 태도 등을 둘러싼 논란이 있었다고 지적하며 시장의 입장을 물었다.
조 시장은 해당 사안을 전해 들었지만 구체적인 상황까지 정확하게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시의회를 통해 시민의 뜻을 확인한다는 점에서 출자·출연기관장의 의회 대응에 문제가 있다면 기관장으로서의 자격과 연결되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조 시장은 기자가 제기한 내용이 사실이라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고,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실제 문제가 발견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조 시장은 지난 7일 취임 100일 시민보고회에서 공개한 25개 추진전략과 148개 시정과제를 충실히 이행하겠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지난 9일부터 열린 2026 세종한글축제에는 시 발표 기준 약 34만 명이 방문했으며, 블랙이글스 축하 비행과 드론쇼, 한글노래 경연대회, 한글놀이터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드론쇼에서 '행정수도특별법 연내 제정'이라는 문구를 선보인 것을 언급하며 행정수도 완성을 향한 시민들의 기대를 강조했다.
조 시장은 중앙행정기관 추가 이전과 대통령 세종집무실, 국회세종의사당 건립이 추진되는 지금이 행정수도 완성의 중요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번 국정감사 이후 국회 법안심사 일정에 대응해 행정수도 특별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중앙행정기관 이전과 대규모 기업 투자유치라는 세종시의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는 동시에 재정 부담과 청년인구 유출, 주택 공급 지연, 산업기반시설 확보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드러낸 자리였다.
특히 행정수도 기능 확대에 필요한 국가 차원의 재정 지원과 민간 투자사업의 실제 이행,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이 함께 추진되지 않는다면 기관 이전과 투자협약만으로 시민이 체감하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정책 실행 과정에 대한 지속적인 점검이 요구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