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세종 신도심에서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길 가족형 놀거리와 야간 콘텐츠가 아쉽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세종해들빛어린이집이 7일 어린이집 앞마당과 인근 별바라기공원에서 ‘낭만 야시장’을 열어 가족들에게 특별한 가을밤을 선사했다.
7일 세종해들빛어린이집 앞마당과 별바라기공원 일원에서 열린 ‘낭만 야시장’에서 아이와 부모들이 꼬마기차와 에어바운스, 먹거리·체험 프로그램 등을 즐기며 가을밤 추억을 만들고 있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대형 축제도, 화려한 무대도 아니었다. 어린이집 앞 작은 공간에 먹거리와 놀이·체험 공간을 만들고 아이와 부모가 함께 즐기도록 한 소박한 야시장이었지만, 가족이 함께하는 저녁 풍경 자체가 행사의 가장 큰 콘텐츠가 됐다.
세종해들빛어린이집은 이날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원아와 가족 등을 대상으로 ‘낭만 야시장’을 운영했다. 행사장은 놀이존과 체험존, 먹거리존, 포토존, 폴라로이드 사진촬영 등으로 꾸며 아이들이 부모와 함께 직접 참여하고 추억을 남길 수 있도록 구성했다.
특히 ‘그때 그 시절, 추억의 밤시장으로 떠나요’를 콘셉트로 부모 세대의 추억과 아이들의 놀이문화를 한 공간에 담았다. 청바지와 멜빵바지, 복고풍 원피스, 스카프, 체크무늬 셔츠 등 레트로 의상을 권장해 가족들이 관람객에 머무르지 않고 야시장의 분위기를 함께 만드는 주인공이 되도록 했다.
행사 운영에도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재미를 더했다. 참가 가족에게 엽전 3냥과 쿠폰북을 제공하고 각종 활동에 엽전을 사용하도록 해 아이들이 옛 장터를 경험하는 듯한 재미를 느끼도록 했다. 추가 엽전은 현금이나 계좌이체를 통해 구매할 수 있도록 했다.
먹거리 장터에는 떡볶이와 어묵 세트, 떡볶이, 어묵, 해물부추전, 닭강정, 슬러시·팝콘 세트 등이 마련됐다. 먹거리존은 원아와 원아 가족 전용으로 운영해 일반적인 상업 야시장과 달리 어린이집 가족행사라는 취지를 살렸다.
가족이 함께 사진을 찍고 놀이와 체험에 참여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아이들에게는 야외에서 부모와 함께 뛰어놀고 장터를 경험하는 시간이 됐고, 부모들에게는 어린 시절 동네 장터의 정취를 자녀와 공유하는 기회가 됐다.
행사장 인근에는 지역구 시의원인 김동빈 세종시의원이 예산 확보에 힘쓴 약 8천만 원 규모의 모래놀이터도 조성돼 있다. 평소 아이들이 이용하는 놀이공간 가까이에서 가족 야시장이 열리면서 별바라기공원 일대가 자연스럽게 아이와 부모가 함께 머무르는 생활권 가족 공간으로 이어졌다.
김동빈 세종시의원이 7일 세종해들빛어린이집 ‘낭만 야시장’이 열린 별바라기공원 모래놀이터 앞에서 행사에 참여한 가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 모래놀이터 조성을 위한 예산 확보에 힘썼다. [사진-대전인터넷신문]
특히 별도의 대규모 시설을 새로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공원과 어린이 놀이시설, 어린이집 앞마당을 연결해 가족이 함께 즐기는 공간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생활권 놀이공간에 어린이집의 아이디어와 프로그램이 더해지면서 평범했던 동네 공간이 가족들의 저녁 문화공간으로 변신했다.
계획도시인 세종 신도심은 공동주택을 중심으로 어린 자녀를 둔 가족이 생활하고 있지만, 집 가까운 곳에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는 소규모 가족형 콘텐츠는 더욱 다양해질 필요가 있다. 이날 행사는 대규모 시설이나 축제가 아니더라도 생활권 공간을 활용해 가족 중심의 문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어린이집 측은 행사에 앞서 “아이들과 부모님이 함께 웃고 즐기는 특별한 저녁”이라며 “가족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낭만 야시장’을 준비했다”고 안내했다.
안전한 행사 진행을 위해 당일 오후 4시 30분까지 차량 귀가를 요청하고 행사장 주변 주차 자제를 안내하는 등 안전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주변 영유아 가족은 오후 6시 30분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원아 가족 중심의 행사 취지를 유지하면서 지역사회와의 접점도 넓혔다.
무엇보다 이날 야시장의 주인공은 아이들이었다. 어른들이 마련한 행사를 단순히 구경하는 데 그치지 않고 엽전을 손에 들고 먹거리를 고르고 놀이와 체험에 참여하면서 자신들이 사는 동네에서 가을밤의 추억을 만들었다.
세종해들빛어린이집의 작은 야시장은 아이가 즐겁고 부모가 함께 머물며 이웃이 얼굴을 마주하는 생활권 문화가 신도심에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 현장이었다. 모래놀이터에서 야시장까지 아이들의 일상적인 놀이공간을 중심으로 펼쳐진 이날 풍경은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가 거창한 구호보다 집 가까운 곳에서 가족이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일상에서 시작된다는 점을 보여줬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