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세종시 성폭력근절 비상대책위원회가 7월 28일 “성폭력 가해자는 공직에 설 자격이 없다”며 강력한 성명서를 발표하자, 상병헌 의원은 8월 23일 “사실 확인 없는 매도이며 아직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성급한 단정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반박하면서 세종시 사회에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지난 2023년 5월 22일 동료의원 성추행 파문으로 의장직을 잃은 상병헌 의원이.....[사진-대전인터넷신문]
비대위는 7월 24일 내려진 상 의원의 1심 판결을 근거로 “공직사회 전반에 만연한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바로잡아야 한다”며 “성폭력 가해자는 공직에 설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이번 사건을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권력관계 속에서 발생한 구조적 성폭력으로 규정하며, “피해자 보호보다 조직과 인물 보호에 급급한 관행이 문제를 키웠다”고 비판했다.
이에 맞서 상 의원은 8월 23일 발표한 해명 입장문에서 “사건 이후 비대위 소속 어느 단체도 사실관계를 확인한 적이 없었다”며 “일방의 주장만 듣고 본인을 매도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1심 판결은 존중하지만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며, 단정적인 성명은 성급하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타인의 의사와 경계를 무시한 성적 언행은 그 대상이 누구든 폭력”이라며, 공직사회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을 강하게 질타했다. 이어 “이번 사건은 특정 개인이 아니라 제도와 문화의 문제”라고 지적하며 성폭력 근절을 위한 공직사회의 근본적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 의원은 이 같은 시각에 대해 “의장과 운영위원장, 집권당 원내대표 간에 무슨 권력관계가 있단 말인가”라며 “사건 당사자들이 법정에서 직접 밝힌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 데서 비롯된 오해”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한 “성인지 감수성 지적에는 공감하지만, 비판은 대상을 가리지 않고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며 지난 5월 발생한 ‘무릎사진’ 사건을 예로 들며 “그때 비대위는 침묵했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이에 대해 “성명은 1심 판결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낸 것이며, 피해자 보호와 성폭력 근절이 우선”이라며 입장을 고수했다. 또 “공직사회 전반의 성인지 감수성 부족은 특정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현실”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상 의원은 “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성급한 단정은 부당하다”고 주장한 반면, 비대위는 “성폭력 문제에서 피해자 보호가 최우선”이라며 물러서지 않았다. 이번 사안을 둘러싼 공방은 단순한 법적 판단을 넘어, 세종시 공직사회의 성인지 감수성과 책임 의식을 되묻는 사회적 논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비대위는 1심 판결의 의미와 피해자 보호를 중시하는 반면, 상 의원은 법적 다툼이 완전히 종결되지 않은 상황에서의 성급한 낙인을 문제 삼고 있는 것은 사건의 성격을 ‘권력관계에 따른 구조적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비대위의 인식과, 이를 ‘사실관계 오인’으로 반박하는 상 의원의 시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논란은 단순히 한 사건 당사자의 유·무죄를 넘어선다. 성폭력 사건에 있어 피해자의 목소리와 보호가 최우선이라는 점은 재판 결과와 무관하게 사회가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이다. 동시에, 법적 판단이 종결되기 전에 특정 개인을 성급히 매도하는 행위 역시 신중할 필요가 있다. 사회적 낙인은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남기기 때문이다.
결국 이 사안이 던지는 교훈은 명확하다. 성인지 감수성은 누구에게나, 어떤 사건에서든 일관되게 적용돼야 한다. 특정 사건에는 침묵하면서 다른 사건에는 목소리를 높이는 태도는 공정성을 잃는다. 마찬가지로, 공직자는 개인의 억울함을 주장하기에 앞서 사회가 요구하는 성찰과 책임의 무게를 먼저 받아들여야 한다.
공방을 이어가는 것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다. 성폭력 사건의 본질은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에 있다. 세종시 사회가 이번 논란을 계기로 성인지 감수성의 기준을 재정립하고, 정치와 행정 전반에서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할 시점인 것을 인지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