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1일 전체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오는 31일 긴급 현안질의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요구안을 의결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은 안건 처리에 반발해 의결 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21일 전체회의에서 조희대 대법원장과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을 오는 31일 긴급 현안질의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요구안을 의결했다. 사진은 의결하는 서영교 법사위원장. [사진-국회방송 캡쳐]
법사위는 이날 제338회 국회 임시회 제2차 전체회의에서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제출한 의사일정 변경 동의에 따라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의사일정 제5항으로 추가해 처리했다.
현안질의 대상에는 대법원 재판 지연에 따른 국민 기본권 침해 문제와 장기간 공석 이후 진행된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 등이 포함됐다.
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사건 상고심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 회부된 경위와 김건희 관련 사건 등 주요 재판 현안도 질의 대상으로 제시됐다.
대법관 후보자들에게 사퇴를 종용하는 전화가 있었다는 의혹도 현안질의 대상에 포함됐다. 다만 후보자 사퇴 종용 여부와 주요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 배경 등은 법사위 일부 위원들이 문제를 제기한 사안으로, 향후 대법원 측의 설명 등을 통해 구체적인 사실관계가 확인돼야 한다.
김승원 의원은 조 대법원장이 앞선 법사위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며 직접 출석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번에는 출석할 의무가 있는 증인으로 출석을 우리가 법사위에서 의결하게 됐다”며 “8월 31일 전체회의에 꼭 조희대 대법원장이 출석해서 커튼 뒤에 숨지 말고 대리인 뒤에 숨지 말고 본인이 했던 모든 일들에 대해서 국민 앞에 소상히 밝혀야 된다”고 말했다.
진보당 손솔 의원도 조 대법원장의 직접 출석 필요성을 강조했다. 손 의원은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이 취임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전 상황에 대해 충분히 답변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설명한 점을 거론하며 “지금 상황에서 나와서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은 조희대 대법원장밖에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209일이라는 시간 동안 뭘 고민했는지, 뭘 했는지 이런 것들을 지금 노경필 행정처장님이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전혀 아닌 것 같다”며 “이야기할 수 없는 사람을 대리인으로 내세워 놓고 그 뒤에 숨어 있는 행태를 이제 끝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영교 법사위원장도 한덕수 전 총리와 이상민 전 장관 관련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 시점 등을 거론하며 그 배경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 위원장은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과 후보자들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조 대법원장과 노 처장으로부터 직접 설명을 들을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조 대법원장을 국회 증인으로 채택하는 데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안건 처리에 이의를 제기한 뒤 의결 전 회의장에서 퇴장했다.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대법원장을 국회로 불러 제청의 경위를 추궁하겠다는 것은 헌법이 대법원장에게 맡긴 제청권의 행사를 국회가 사후 심문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련 진상을 규명하려면 대통령과 민정수석 등을 증인으로 불러야 한다는 취지로 주장하며 법사위 현안질의와 조 대법원장 증인 채택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위원들이 퇴장한 뒤 서 위원장은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의사일정 제5항으로 추가해 먼저 심사하는 데 대한 이의 여부를 다시 물었다. 이의가 나오지 않자 의사일정 변경안 가결을 선포했다.
법사위는 이어 의사일정 제5항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상정해 김 의원과 손 의원 등의 의견을 들은 뒤 조 대법원장과 노 처장을 오는 31일 현안질의 증인으로 출석시키는 요구안을 최종 의결했다.
서 위원장은 “의사일정 제5항 증인 출석 요구의 건을 배부해 드린 자료와 같이 의결하고자 하는데 이의 없으십니까”라고 물은 뒤 이의가 나오지 않자 “가결되었음을 선포합니다”라고 밝혔다.
앞서 법사위는 지난 19일에도 조 대법원장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조 대법원장은 출석하지 않았다. 대법원장은 통상 국회 상임위원회에 직접 출석하지 않고 법원행정처장 등이 사법행정 현안에 답변해 왔다.
이번에는 법사위가 별도의 증인 출석 요구안을 의결하면서 오는 31일 조 대법원장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법사위의 증인 채택이 조 대법원장의 실제 출석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어서 출석 여부는 별도로 지켜봐야 한다.
조 대법원장이 출석할 경우 대법관 후보 제청 과정과 주요 사건의 전원합의체 회부 경위 등을 놓고 집중적인 질의가 예상된다. 반대로 불출석할 경우 증인 출석 요구의 효력과 사법부 독립, 국회의 견제·감시 권한을 둘러싼 여야 및 국회와 사법부 간 논쟁이 한층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