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출범을 앞두고 직접수사권이 없는 검사가 구속 송치된 피의자의 신병을 최장 20일까지 확보할 필요가 있는지를 둘러싼 제도적 쟁점이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기됐다. 법무부도 새 체제의 구속제도 운영과 관련해 현실적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국회 임시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조원철 법제처장을 상대로 관련 질의하는 모습. [사진-국회방송캡쳐]
김태규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제338회 국회 임시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이진수 법무부 차관을 상대로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의 권한과 구속기간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했다.
김 의원은 검사의 직접수사권이 없어지는 공소청 체제를 전제로 “수사권이 없는데도 검찰에서 구속기간 20일을 가지게 되죠?”라며 “수사도 안 하고 수사권도 없는데 구속을 20일 동안 하는 근거는 뭡니까?”라고 물었다.
현행 형사소송법은 검사의 피의자 구속기간을 10일로 정하고 있다. 다만 검사가 수사를 계속할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판단할 경우 법원의 허가를 받아 한 차례에 한해 10일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구속기간을 연장할 수 있어 최장 20일까지 가능하다.
김 의원의 문제 제기는 검사가 직접수사를 하지 않는 공소청 체제로 전환된 이후에도 이 같은 구속기간 구조를 그대로 유지할 필요가 있느냐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김 의원은 구속 사유인 도주와 증거인멸 우려를 거론하며 “수사 주체도 아닌데 자기가 증거를 채집하는 사람이 아니잖아요. 도주를 하든지 말든지 자기가 잡으러 가는 사람 아니잖아요”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무런 권한도 없는 사람들이 20일 동안이나 왜 민간인을 잡아놓고 있느냐”며 “검사는 수사권이 없어졌으면 그 20일도 없애야죠. 불구속 상태에서 해야죠”라고 주장했다.
이에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현행 구속제도가 검사의 직접수사를 전제로 운영돼 온 측면이 있다는 취지로 설명하면서 공소청 체제에서 구속제도 운영이 검토해야 할 과제가 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 차관은 “앞으로 우려되는 상황 중에 하나가 구속제도의 운영과 관련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이 차관은 공소청 체제에서 검사가 구속 송치된 사건의 피의사실과 수사 과정, 증거 부족 여부 등을 확인하는 절차를 설명하면서 ‘사실관계 확인권’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그는 “검사가 구속 송치가 오게 되면 피의 사실에 대해서 묻게 되고 그 수사 과정상의 문제라든지 증거의 부족함을 아마 점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사실관계 조사 후에 작성된 문서 등이 증거능력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다시 경찰이 조사를 진행해야 되는 그런 절차가 수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 현실적인 우려점이 있는데 그래도 부작용을 좀 최소화하기 위해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실관계 확인권’은 이 차관이 이날 답변에서 사용한 표현인 만큼 공소청 관련 후속 법령에서 구체적인 권한의 명칭과 범위, 절차가 어떻게 규정되는지는 별도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논쟁은 서영교 법사위원장이 김 의원의 질의가 끝난 뒤 경찰에서 공소청으로 구속 사건이 송치될 경우의 절차를 설명하면서 이어졌다.
서 위원장은 “경찰에서 사건이 송치되어 옵니다. 검사의 시간이죠. 구속된 사건도”라며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에서 증거가 부족하거나 추가 확인이 필요한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속되어 있는 상황은 20일이지만 그 사이 기소하기 위해서라도 다시 증거를 더 확보하거나 논리를 더 만들어내거나 이런 과정에서 보완수사가 필요해지고 그 내용을 경찰에게 보완수사 요구하기 위한 시간들도 당연히 있어야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이 차관에게 물었다. 이 차관은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서 위원장은 검사가 직접수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사건에 필요한 추가 수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강조했다.
서 위원장은 “경찰에 있던 사건이 검찰로 올라온다고 검사가 수사를 안 한다 하지만 그 필요한 수사의 내용들은 경찰에게 보완수사 요구를 통해서 검사가 자기 수사관에게 요구하던 수사를 경찰에게 요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고, 이 차관은 다시 “그렇습니다”라고 답했다.
이날 논쟁은 공소청 출범 이후 검사의 구속기간을 둘러싼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드러냈다. 직접수사권이 없는 검사에게 최장 20일의 구속기간을 계속 인정하는 것이 피의자의 신체 자유 측면에서 적절한지와 검사가 기소 여부를 판단하고 경찰에 필요한 보완수사를 요구하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문제가 맞물린 것이다.
특히 경찰이 구속 피의자를 송치한 뒤 검사가 증거 부족이나 수사 과정의 문제점을 발견하고 다시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는 구조에서는 구속기간 안에 보완수사와 기소 여부 판단을 어떻게 마무리할지가 실제 제도 운영의 과제가 될 수 있다.
향후 후속 입법 과정에서는 현행 구속기간 구조와 보완수사 요구 절차가 새 공소청 체계에 어떻게 적용될지도 주목할 대목이다. 검사의 사실관계 확인 절차와 경찰의 보완수사, 피의자의 신체 자유를 어떤 방식으로 조화시킬지도 함께 검토해야 할 문제로 꼽힌다.
법무부가 이날 구속제도 운영과 관련한 “현실적인 우려점”을 언급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만큼 공소청 출범을 위한 후속 제도 설계에서 구속기간과 보완수사 절차가 어떤 형태로 정리될지 주목된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