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을 놓고 지난 7월 본지와의 통화에서 “아직 결정한 것이 아니다”고 밝혔던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이후 내국세 연동제 유지 필요성까지 공개적으로 강조했지만, 한 달여 만에 교육부가 내국세 20.79% 자동연동 폐지를 담은 정부 개편안에 뜻을 모으면서 정책수단이 달라진 배경과 시·도교육청 재정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지난 7월 21일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제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한 달 뒤 교육부는 내국세 20.79% 자동연동 방식 폐지를 담은 정부 개편안에 합의했다. 정부는 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되는 재원을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 교육 전 주기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사진은 최 장관의 당시 발언과 정부 개편 방향을 비교해 재구성한 이미지. [그래픽·이미지=대전인터넷신문 AI 제작]
최교진 교육부 장관은 지난 7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미래세대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토론회'에서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교육예산을 줄이는 방식의 개편에 우려를 나타냈다.
당시 최 장관은 “학령인구 감소와 교육환경 변화에 맞춘 합리적인 재정 개편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아이들이 줄었다고 예산까지 줄여야 한다는 식의 단순한 경제 논리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육재정 개편은 단순한 예산 삭감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배분하는 교육혁신의 과정이어야 한다”며 “학교 현장의 다양한 수요를 안정적으로 지원하면서 영유아·고등·평생교육 투자도 함께 확대할 수 있는 합리적인 개편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반면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은 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 교육을 뒷받침해 온 핵심 재원이지만 학령인구 감소와 AI 인재 양성 등 새로운 교육수요가 늘면서 제도를 둘러싼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고 진단했다.
교육재정의 안정성을 강조한 최 장관과 학령인구 감소 등을 고려한 재정 배분체계 개편 필요성을 제기한 기획예산처 사이에 정책수단을 놓고 시각차가 드러난 대목이다.
이틀 뒤인 7월 10일 최 장관은 본지와의 통화에서도 교부금 개편 방향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최 장관은 “정부 안에서 합의를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교부금 개편을 결정한 것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토론회 역시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한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후 최 장관은 7월 21일 내국세 연동제 자체를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더욱 분명하게 제시했다. 최 장관은 “교육재정 개편의 목적은 교육예산을 줄이는 데 있어서는 안 된다”며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내국세 연동 제도는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내국세 연동제를 경기변동과 관계없이 학생들의 교육권을 지켜온 중요한 기반으로 평가하면서 “교육은 단기적인 경제 상황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며 안정적인 교육재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시 교육부가 검토한 절충안은 내국세 연동체계를 유지하되 학령인구 감소를 일부 반영하고, 일정 수준을 초과하는 재원을 신설 예정인 미래대응기금으로 전출하는 방식이었다.
최 장관은 미래대응기금에 교육계정을 설치하고 관련 재원을 영유아·고등·평생교육과 AI교육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법률로 보장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그러나 한 달 뒤인 8월 21일 정부가 발표한 개편 방향에는 최 장관이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던 내국세 20.79% 자동연동 방식의 폐지가 포함됐다.
정부는 전년도 교부금을 기준으로 최근 3년간 경제성장과 학령인구 변화 등을 반영해 다음 연도 교부금 총액을 산정하는 새로운 체계로 전환하기로 했다. 학령인구 감소가 교육재정에 급격한 충격을 주지 않도록 감소 영향을 제한적으로 반영하는 방식도 마련했다.
또 새 산식에 따라 산출된 교육교부금이 전년도보다 감소하면 차액을 보전해 교부금 총액이 전년보다 줄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명시하기로 했다.
정부가 기존 내국세 연동 방식과 새로운 산정방식 사이에서 확보하는 재정 여력은 미래대응기금 등을 통해 교육·인재를 비롯한 미래 분야에 활용할 계획이다.
교육부가 공개한 '2026년 하반기 교육부 업무보고'에도 이 같은 정책 방향이 반영됐다. 교육부는 업무보고에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으로 마련된 재원을 영유아부터 고등·평생교육에 이르는 전 주기에 대폭 투자하여 미래인재 양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까지 내국세 연동제 유지를 공개적으로 강조했던 최 장관과 교육부가 한 달여 만에 연동제 폐지를 전제로 한 정부 개편 방향에 뜻을 모으게 된 과정과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다만 이를 최 장관이 교육재정 축소 쪽으로 입장을 바꾼 것으로 단정하기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최 장관이 7월부터 강조했던 핵심은 초·중등교육 재정의 안정적인 확보였고, 학령인구 감소를 일부 반영하거나 확보된 재원을 영유아·고등·평생교육 등 새로운 교육수요에 활용하는 것 자체를 반대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달라진 것은 이를 구현하는 정책수단이다. 7월 21일까지 교육재정의 안전망으로 평가하며 유지 필요성을 강조했던 내국세 연동제가 한 달 뒤 정부 개편안에서는 폐지 대상으로 바뀌었다.
실제 정부안에는 새 산식으로 산정된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감소하면 차액을 보전하는 안전장치가 포함됐다. 최 장관도 정부안 발표 과정에서 학령인구 감소와 경제·세수 여건 변화를 반영하면서 초·중등교육에 안정적인 재정투자를 지속하고 영유아·고등·평생교육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가 현행 내국세 연동제와 같은 수준의 초·중등교육 재정을 실질적으로 보장하는지는 별도의 문제다. 개편 이후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늘더라도 내국세가 크게 증가할 경우 현행 20.79% 연동제를 유지했을 때 확보할 수 있었던 교부금과 새 산식으로 산정한 금액 사이에는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개편 효과를 판단할 때는 '교부금이 전년도보다 감소하는가'와 '현행 20.79% 연동제를 유지했을 때 받을 수 있었던 금액보다 적어지는가'를 구분해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 문제는 세종시교육청에도 중요한 재정 현안이다. 본지가 지난 7월 취재한 세종시교육청 자료에 따르면 세종은 신도시 학생 유입과 읍·면지역 학생 감소가 동시에 나타나는 교육구조를 갖고 있다. 교육청은 신도시 과밀학교 해소와 읍·면지역 소규모학교 활성화를 동시에 추진하고 있다.
세종교육청은 2028년 3개교를 시작으로 2029년 5개교, 2030년 4개교, 2031년 3개교, 2032년 8개교 등 모두 23개 학교 설립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당시 본지에 밝혔다.
또 전국 대비 세종의 학령인구 비율이 2026년 1.28%에서 2050년 1.80%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교육재정의 80% 이상이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신설·유지관리비, 공공요금 등 학생 수 변화와 반드시 비례하지 않는 경직성 경비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국적인 학령인구 감소를 반영하는 교부금 개편이 세종에 미치는 영향을 판단할 때는 학생 수뿐 아니라 학교 신설과 신도시 개발, 과밀학교, 읍·면 소규모학교 유지 등 지역 특수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종교육청이 받는 보통교부금 역시 단순히 학생 수에 비례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기준재정수요액과 기준재정수입액, 각종 측정항목과 보정요인 등을 토대로 산정된다. 전국 교부금 총액의 증감률만으로 세종지역 영향액을 단순 계산하기 어려운 이유다.
특히 정부 개편안은 법률 개정을 거쳐야 하는 만큼 현 단계에서 세종교육청의 2027∼2030년 교부금 규모를 확정적으로 제시하기는 어렵다.
향후 국회 입법 과정에서 최종 산식과 세부 산정기준이 확정되고 세종교육청의 최근 보통교부금 산정자료를 함께 분석하면 현행 20.79% 연동제를 유지했을 경우와 개편안을 적용했을 경우의 연도별·누적 재정 영향을 보다 구체적으로 비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번 개편의 핵심은 국가 전체의 교육투자가 유지되느냐는 문제와 함께 초·중등교육을 담당하는 시·도교육청에 직접 배분되는 재원이 현행 제도와 비교해 실제로 어떻게 달라지느냐에 있다.
지난 7월 내국세 연동제를 교육재정의 안전망으로 평가했던 최 장관과 교육부가 한 달 뒤 연동제 폐지를 포함한 정부 개편 방향에 뜻을 모은 만큼, 향후 입법 과정에서는 정책수단이 달라진 배경과 함께 새로운 제도가 초·중등교육 재정의 안정성을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 구체적인 산식과 수치로 검증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