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세종/최대열기자] 수년 전 발생한 하도급 대금 수억 원이 미지급돼 지난 8월 준공된 세종시 공공현장 잔금이 가압류됐다. 근로자와 하도급업체의 체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해당 업체는 세종시교육청 발주 공사까지 또다시 수주해 논란이 커지고 있다. 조달청 나라장터 입찰 제도의 구조적 허점과 발주처 대응 미흡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세종시가 발주한 한 공공기관 신축공사는 지난 8월 준공을 마쳤다. 그러나 과거 발생한 하도급 대금 수억 원이 지급되지 않아 법원의 가압류 조치가 내려졌고, 현장 근로자 임금 체불과 하도급 대금 미지급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피해 업체 관계자는 “공사는 끝났는데도 수년째 대금을 받지 못해 더는 버틸 수 없다”며 “추석을 앞두고 근로자들의 생계가 막막하다”고 호소했다.
문제는 해당 업체가 최근 세종시교육청이 발주한 00유치원 공간혁신 조성공사를 조달청 나라장터를 통해 낙찰받았다는 점이다. 상습 체불 이력이 있는 업체가 교육청 공사까지 수주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역사회에서는 “제도의 허점을 악용한 전형적 사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해당 업체는 과거 토목공사 과정에서도 임금 체불이 발생했으며, 지역 자재업체에는 대금 지급을 두고 소송까지 거론된 끝에 2년여 만에야 대금을 지급한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드러난 업체가 교육청 공사까지 아무런 제약 없이 수주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교육청의 입찰제도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세종시교육청은 업체의 문제를 사전에 인지했지만, 나라장터 제도상 입찰 제한 근거가 없어 대응이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체불 이력이 있어도 제도적 한계로 걸러낼 수 없다”며 “법적 장치가 마련된다면 지금처럼 체불 현장이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지역 건설업계에서는 “발주처가 제도 탓만 하며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달청 나라장터는 공공입찰의 핵심 플랫폼이지만, 상습 체불업체를 걸러낼 제도가 전혀 없어 가격만 맞추면 낙찰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구조에서 근로자 보호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며 “발주처도 제도적 한계만 언급할 것이 아니라 직불제 적용이나 대금 지급 보증 강화 등 자체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매년 명절 전 임금체불 청산기간을 운영하며 근로자 생계비 대출, 사업주 대상 융자 지원 등 사후적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는 체불 발생 이후에야 작동하는 미봉책일 뿐”이라며 “체불을 원천 차단할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고용노동부·근로복지공단이 사후 지원·단속을 맡고, 조달청이 입찰을 관리하는 이원화된 구조가 상습 체불업체의 반복 수주를 막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해당 업체가 전형적인 페이퍼컴퍼니라는 의혹까지 불거졌다. 세종시에 사무실을 두고 있으나 실제 업무는 대부분 대전에서 진행되며, 세종 사무소는 사실상 유령사무실이라는 것이 하도급업체들의 주장이다. 세종시는 매년 전수조사를 실시하지만, 현장에서는 “출장 중” “외근 중” 등의 답변만 반복돼 조사가 무력화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지역 건설업체와 소상공인들은 “보여주기식 전수조사와 미온적 대응으로는 지역업체 경쟁력을 지킬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지역제한 입찰제도가 오히려 외지 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해 소규모 자재 대금 미지급 등 지역경제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를 계기로 ▲상습 체불업체 공공입찰 제한 제도화 ▲체불업체 직불제 의무 적용 ▲체불업체 명단 실시간 공유 ▲실효성 있는 전수조사 강화가 시급하다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고용노동부·근로복지공단과 조달청 간 이원화된 체계를 개선해 발주 단계부터 체불업체를 걸러낼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세종시 사례는 임금체불과 페이퍼컴퍼니, 발주제도의 허점이 맞물려 근로자와 지역경제를 위협하는 대표적 사례로, 구조적 개혁 없이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한편, 이 업체가 최근 준공한 공공청사는 마감도 아직 군데 군데 안되어 있고 준공한지 1달만에 비가 세는등 누수가 발생하면서 감리의 챔임 강화와 세종시 공공건설사업소의 부실한 관리감독이 도마에 올랐다. 사업소의 업무를 다른 곳으로 이관하는 대신 사업소의 행정력을 다른 곳에 집중 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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