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인터넷신문=최대열기자] 행정안전부가 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를 열고, 세종 이전 추진 대상 44개 기관 가운데 법령 개정이 필요하지 않은 31개 기관·5,460명을 우선 변경 고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3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중앙행정기관 등의 이전계획 변경안’ 공청회에서 토론자들이 세종 이전에 따른 정착 지원과 행정 효율 제고 방안 등을 논의하고 있다. [사진=KTV 중계화면 갈무리]
공청회에서는 기관별 이전 일정과 청사 확보 방안에 더해 공무원·가족의 주거 안정, 행정서비스의 연속성, 기관이 떠나는 지역에 대한 대책이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정부는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이전계획을 보완하고 관계기관 협의 등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설명한 변경안은 지난달 13일 발표된 중앙행정기관 2차 세종 이전 추진방안을 구체화하는 내용이다. 전체 추진 대상은 44개 기관·9,929명이며, 이번에는 법령 개정 없이 이전할 수 있는 기관을 우선 고시 대상으로 삼았다.

법령 개정이 필요한 기관과 이와 연계해 이전하는 소속기관 등은 관련 법령 개정 이후 추가 변경 고시할 계획이다. 전체 이전 규모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법령 개정 필요 여부에 따라 고시 절차를 나눠 추진하는 방식이다.
이번 변경안 대상 가운데 23개 기관·1,831명은 행정중심복합도시 내 민간 건물 등을 임차해 2027년까지 이전하는 계획이다. 나머지 8개 기관·3,629명은 기관별 업무 특성에 맞는 청사와 필요한 시설을 확보한 뒤 2031년까지 이전한다.
인력 규모는 올해 9월 29일 정원을 기준으로 산정됐다. 실제 이전 인원은 각 기관이 이전하는 시점의 정원을 적용한다.

정부가 제시한 임차 이전 비용 추정치는 약 557억 원이다. 청사 임차료와 조성비, 이전비, 이주지원비 등이 포함됐다. 신축청사 건립 비용은 청사 건립비 약 1조4,000억 원과 부지 매입비 약 2,000억 원을 합쳐 약 1조6,000억 원으로 추산됐다. 이번 변경안 대상 기관에 대한 추정액으로, 세부 계획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은 정부 기능이 서울과 세종으로 나뉘면서 기관 간 협업과 정책 조정에 비효율이 발생하고 있다며, 중앙행정 기능을 세종에 모아 국정운영의 효율과 국가균형발전을 높이는 것이 이번 이전의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김 차관은 “무엇보다 기관 이전으로 국민의 삶에 불편함이 발생하거나 국가의 핵심 기능 수행에 차질이 생겨서는 안 될 것”이라며 공무원과 가족의 안정적인 정착 지원도 강조했다.
지정토론에서는 청사 이전과 실제 거주를 함께 준비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졌다. 주거·교육·보육·배우자 직장·교통을 연계하고, 가족 동반 여부와 기관별 이전 시기에 맞춰 지원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취지다.
주택 특별공급을 다시 검토하자는 제안과 형평성을 신중하게 살펴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나왔다. 특별공급을 검토하더라도 실거주와 전매 제한 등 투기 방지 장치를 마련하고, 기존 무주택 공무원이나 과거 지원에서 제외됐던 종사자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서울신문 강주리 기자는 세종 거주 경험을 바탕으로 초기 이전 당시보다 생활 기반이 개선됐지만, 추가 이전에 따른 주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별공급 역시 단순한 보상보다 실제 정착을 지원하는 제도로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이철수 국가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은 임대주택 확보 물량과 입주 시점을 이전 일정에 맞춰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는 이사비와 통근버스 지원만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며, 기관별 업무 특성과 청사 준비 상황, 주택 입주 가능 시기를 고려한 단계적 이전을 주문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범정부 이전지원 TF에서 이주 수요와 가족 동반 여부, 주거 형태 등을 조사하고 지원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임대주택과 통합관사 등도 검토 대상으로 언급됐다. 특별공급 재도입 여부나 구체적인 지원 기준은 이날 확정안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행정 효율을 높이려면 기관의 물리적 이전과 함께 업무 방식도 바꿔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허준영 한국행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책 기능과 협업 관계를 고려한 기관 배치, 이전 이후 성과 점검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정주 여건도 전문인력 유지와 정책 역량을 뒷받침하는 요소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방청객 의견 청취에서는 과천의 지역경제와 기존 청사 활용 문제가 부각됐다. 신계용 과천시장은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고 지적하며 공식 협의체 구성과 종전 소재지 지원대책, 기관 이전 이후 청사 활용 방향을 제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정부 관계자들이 방청객의 질의와 요구사항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KTV 중계화면 갈무리]
과천 시민들도 기관 이전에 따른 상권 위축과 도시 정체성 변화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이전하는 기관과 종사자 지원뿐 아니라 기관이 떠나는 지역에 대한 대책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기존 청사의 행정 기능을 유지하는 것이 목표이며 입주 수요를 조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사전 협의가 부족했다는 지적에는 유감을 표하고 향후 진행 상황과 논의할 사항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대체 입주기관이나 구체적인 지역 지원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공청회 참석자들이 기관 이전에 따른 지역 영향과 주거·정착 지원 등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사진=KTV 중계화면 갈무리]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이번 공청회가 현행 행복도시법에 따른 중앙행정기관 이전계획 변경 절차이며, 국회에 계류 중인 행정수도특별법 논의와는 별개라고 설명했다. 기존 법률에 따라 가능한 이전과 추가 입법이 필요한 사안을 구분한 것이다.
이번 공청회는 단계별 이전 대상과 일정을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동시에 실행 과정의 과제를 드러냈다. 청사 확보와 주거지원, 업무 공백 방지, 종전 소재지와의 협의 요구를 최종 이전계획과 후속 대책에 어떻게 반영할지가 이전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이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최대열 기자 daeyeol6364@hanmail.net